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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툽의 과거에서 찾는 경제 이야기

화폐제도 : 금본위제

by 이파브르 2023. 4. 10.

화폐제도의 변화

1. 금본위제란?

  • 금본위제란 화폐단위의 가치와 금의 일정량의 가치가 등가관계를 유지하는 본위제도이다.
    • 근현대에는 대영제국이나 미국과 같은 패권국가의 화폐를 일정량의 금으로 바꿀 수 있도록 교환 비율을 정하고, 다른 나라들이 자국의 화폐를 그 강대국의 화폐와 연동하는 식으로 펼쳐졌다. 간단히 말하자면 중앙은행이 통화량과 같은 금을 보유하고 있고, 지폐를 가져오면 일정 비율을 금으로 바꿔주는 것이다. 예컨대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1971년까지 유지되었던 브레튼우즈 시스템의 경우, 35 미국 달러를 중앙 은행에 주면 금 1온스를 얻는다.

금 - 달러 - 금본위제
달러와 금의 관계

 

2. 2차세계대전 이후의 금본위제

  • 2차 대전에서 연합국의 승리가 확실해지자, 미국은 전후 세계의 금융질서를 세우기 위한 회의를 개최했다. 미국의 해리 덱스터 화이트(Harry Dexter White)와 영국의 존 메이너드 케인스(John Maynard Keynes)가 거의 3년 동안 머리를 맞대고 준비한 끝에 1944년 7월 1일, 44개 동맹국과 이들의 식민지에서 온 730명의 대표단이 미국 뉴햄프셔 주, 브레튼 우즈(Bretton Woods)라는 스키 휴양지에 있는 마운트 워싱턴 호텔에 모였다.소련을 포함한 전세계 44개 국가와 정부를 비공식으로 대표하는 전문가들이 모인 회의 석상에서 신통화제도에 대한 논쟁이 벌어졌는데 케인즈는 어느 국가의 통화도 아닌 국제 통화인 방코르(Bancor)를 도입할 것을 지지하였으나, 해리 덱스터 화이트는 패권국이 된 미국의 USD를 통용할 것을 주장하였다. 결국 미국의 입장이 받아들여져 미국 달러를 기축통화로 한 금본위제를 채택하기로 결정하였고, 이것을 브레튼 우즈 체제(Bretton Woods System, BWS)라고 부르게 된다.
  • 고전적 금본위제와의 결정적인 차이는 각국의 중앙은행이 금 태환을 독자적으로 행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만이 독점적으로 금 태환을 실시하는 것으로써, 타국 통화는 모두 USD와의 환전을 통해 간접적으로 금과 연결되었다. 세계 각국의 화폐가 (주기적으로 변경되는) 고정 환율로 달러와 고정되고, 달러는 35달러당 금 1온스로 교환할 수 있게 고정한 것이다. 이 제도를 시행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제2차 세계 대전 동안 유럽 각국이 미국의 물자를 금으로 구입하고 패전국들이 전쟁 배상금을 금으로 지불하면서, 종전 당시 미국이 전 세계 금의 무려 70%를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 브레튼우즈 회의에서 결정한 것은 단지 기축통화뿐만은 아니었다. 대표단은 화이트와 케인즈가 제시한 의제 검토에 착수했고 3주에 걸친 다자간 협상을 한 끝에 세계은행(The World Bank), 국제통화기금(The International Monetary Fund), 국제부흥개발은행(The International Bank for Reconstruction and Development)을 설립하기로 했다.이 기구들은 전쟁으로 초토화된 유럽을 회생시키고 오늘날까지 지속되고 있는, 자유무역이 지배하는 세계경제체제의 근간을 마련했다.동시에 이 회의 석상에서 미국 대표단은 막강한 미국의 해군력으로 전세계의 모든 해상무역로를 보호할 것이며, 동시에 세계적으로 가장 거대한 미국 시장을 외국에 개방할 것임을 약속하였다. 미국이 전적으로 비용을 부담하고 모든 해상 무역을 철저히 보호하는 동시에 인류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소비 시장인 미국에 대해 무제한의 접근 기회를 부여했고, 미국이 제시한 이 체제에 동참하는 국가들이 자국의 시장을 미국 상품에 개방하리라는 기대는 크게 하지 않겠다고 했다. 미국은 사실상 회의에 참석한 모든 나라의 경제를 간접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셈이었다. 즉 브레튼우즈 회의에서 결정된 것은 앞으로 세계경제는 막강한 미국의 군사력과 경제력에 바탕을 둔 자유무역체제로 굴러갈 것이라는 사실이다.

3. 금본위제의 장점

  1. 금본위제에 기반한 안정적 통화수급은 물가를 크게 안정시켰다.
  2. 금본위제에 기반한 고정환율제도는 환리스크를 크게 감소시켰다.
  3. 자유무역체제 하에서 시행된 금본위제는 각국에 무역수지와 재정수지의 균형을 담보하였다.
  4. 외부에서 오는 경제적 충격에 영향을 덜 받는다.

4. 금본위제의 단점

  1. 생산성이 향상되어 금의 채굴속도를 상회할수록 디플레이션을 유발하게 된다. 즉 통화공급량이 금의 채굴속도에 크게 좌우받게 되는데 이 금의 채굴량을 급격하게 늘리거나 줄이는 것은 매우 어렵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화폐공급이 불안정해지고 이에 따라 통화정책이 사실상 불가능해져 경기변동에 대응할 수 없게 된다.
  2. 여러 나라가 금본위제를 시행할 경우, 그 중 하나의 나라에서 내부적인 경제충격이 오게 되면 그 충격은 그대로 다른 나라에까지 전달된다. 충격이 전 세계로 퍼져나가게 되는 셈이다.
  3. 중앙은행들은 물가를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금을 확보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즉 금본위제 국가 사이에서는 제한된 자원을 누가 더 많이 갖느냐 하는 게임이 되며, 이는 필요 없는 국제갈등을 불러온다.
  4. 경제규모의 성장속도에 비해 금의 매장량이 턱 없이 부족하다.

5. 금본위제의 종말 (브레튼 우즈 체제의 종말 - 닉슨쇼크)

  • 하지만 1960년대 미국은 베트남 전쟁에 개입하면서 엄청난 재정적자를 보았으며, 이에 따라 여러 국가들이 과연 미국의 금태환능력이 있는지 의심하기 시작했다. 유럽의 여러 국가에서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금보다 더 많은 통화를 찍어낸다고 의심하기 시작했으며, 특히 프랑스는 보유하고 있는 미국 달러를 모두 금으로 바꾸려고 했다.그러자 1971년 8월 15일 리처드 닉슨이 금태환 정지를 선언(닉슨쇼크)하며 금본위제는 사실상 막을 내렸으며, 이후 세계 화폐 시장은 기본적으로 변동 환율제에 의해 굴러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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